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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IS FISH

Q. 서울에서 진행하는 두 번째 전시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것은 무엇입니까? 또한 전시 제목을 ART TOPS로 정한 이유도 알고 싶습니다.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제가 어떤 방향으로 전시를 진행하고 싶은지를 파악하고, 적절한 티셔츠와 티셔츠 컬렉션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레 예술을 주제로 한 티셔츠, 즉 상의(TOP)를 그리는 작업을 위주로 하면서 'ART TOPS'라는 타이틀로 이어졌죠.

Q. 작가 본인을 '스웨터 광'으로 지칭한 것을 다른 인터뷰 기사로 읽었습니다. 당신은 언제부터 작품에서 스웨터나 티셔츠를 주된 소재로 사용하게 되었나요? 또한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티셔츠에 빠진 건 제가 미고스(Migos)의 초상화를 그릴 때였습니다. 그 작업을 하면서 "와! 내가 그들이 입고 있는 옷도 무척 좋아하는구나!"라고 깨닫게 되었죠. 그리고 이것을 계기로 그릴 거리가 더 많아졌고, 더 많은 것에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티셔츠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시간을 담은 타임캡슐과 같습니다.

Q. 패션 의류들이 유행에 따라 빨리 출시되는 것처럼 작품 또한 빠르게 제작하고자 한다는 인터뷰 기사를 읽었습니다. 작품을 빠르게 제작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크기가 큰 작품을 주로 제작하는데 그 제작 과정도 궁금합니다.

작품 제작 과정은 우선 적절한 이미지를 탐색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보통 저는 인스타그램에 뜨는 다양한 티셔츠나 이미지 중에서 "난 저걸 그려야 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꽂히는 것을 찾아내 파고듭니다. 그러다가 그 스웨터에 미친듯이 집착하고 어떻게 칠해야 할지 궁리하는데, 제가 그만큼 몰두할 수 있게 되는 이유는, 이미지가 저에게 빨리 와닿아서 이것을 담은 작품이 세상에 빨리 나왔으면 하는 바람으로부터 비롯되어 최대한 빠르게 작업에 임하게 됩니다.

Q. 각 작품에서 사용된 선명하고 화려한 색상이 매우 눈에 띄는데, 작업을 할 때 색상을 선택하는 어떠한 기준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다양한 색상을 조합하는 과정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색상은 이미지가 무엇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가장 크게 좌우되는데, 우선 여러 색 조합을 늘어놓습니다. 하지만 배경을 채우는 마지막 작은 부분이나 일부를 남겨두는데, 이는 화면을 구성하는 모든 것이 균형을 잘 이루는지, 기존의 티셔츠와 화면을 이루는 색상이 조화롭게 잘 들어맞는지 등을 확인하는 과정이며, 이를 검토하는 데는 꽤나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아요.

​ⓒTRAVIS FISH all rights reserved

Q. 이번 전시에는 명화 작품이 담긴 티셔츠와 후드티를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옷을 선정하는 기준이 있나요? 어떠한 것들을 참고하는지 궁금합니다.

옷을 선택하는 과정은 그 티셔츠 또는 후드티가 작품으로서 어떻게 보일지, 또는 그것을 그리는 것이 나에게는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달려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제가 매우 즐겁게 작업한 3점의 피카소 작업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제가 그 티셔츠를 보고 그것이 제 페인팅 중 하나로 해석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인데, 그것이 제가 따르는 선정의 기준이 됩니다.

Q. 시간을 초월해 가치를 인정받는 명화와 빠르게 소비되는 티셔츠를 접목시킨 화면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당신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문화의 가치와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듭니다. 실제로 당신이 다양한 문화의 속도와 가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명화의 이미지를 담은 티셔츠는 그 나름대로의 가치가 매우 높다고 생각하지만, 저에게는 여전히 I♥NY'이나 빌라봉의 흔한 티셔츠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것은 단지 쉽게 입을 수 있고, 소비되고, 무엇이든 새길 수 있는 티셔츠의 연장선으로 우리가 향유하는 문화에 대한 또 다른 상징적인 표시일 뿐입니다.

Q. 이번 전시에는 올해 여름 루이비통의 디렉터가 된 퍼렐 윌리엄스를 보여주는 작품이 있습니다. 이 작품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 작품에서 힙합 음악과 패션, 그리고 문화의 속도에 대한 당신의 시각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작품은 인스타그램에서 튀어나온 작품 중 하나이며, 그것을 보자마자 저는 즉시 이것을 그려야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당시 다른 작업을 위해 캔버스를 준비했지만, 그것을 보았을 때 마치 쇼가 벌어진 듯이 그 순간을 축하하고 남기기 위해 저는 빠르게 무엇을 해야 한다는 걸 알았고, 순식간에 빠져들어 작업을 했죠.

Q.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얻는다고 들었습니다. 최근 SNS 활동을 하며 가장 인상 깊게 본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그리고 요즘 가장 관심이 가는게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소셜 미디어는 우리가 무언가를 빠르게 소비하게 하고, 과잉 상태를 유지시키며, 무엇이든 조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특별히 한순간을 꼽기는 어렵지만, 그 속에는 늘 수많은 영감과 시각적 요소, 이야기들이 넘쳐나 우리를 사로잡고 계속해서 그 속도를 따라가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Q. 패스트 페인팅이란 말에 걸맞게, 회화 작업 외에 평소 당신이 가장 빠르게 하는 것과 반면에 가장 느리게 하는 것이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가장 빠르게 하는 것은 아무래도 화방에 가서 그림 그릴 재료들을 사기 위해 돌아다니는 것일 겁니다. 저는 제가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알고 있기도 하고, 화방을 거닐며 재료들을 살펴보는 것을 매우 즐깁니다. 반면, 가장 느린 것은 아마 공적인 업무를 처리할 때인 것 같아요. 이를테면, 세금에 관한 거나 운전면허 취득과 같은. 전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매우 느린 것 같아요.

Q. 이번 서울 개인전을 통해 한국 관람객과 공유하고자 하는 것이 있습니까? 또한 이후 당신의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한국 관객들이 제가 얼마나 즐겁게 작업을 했는지 느끼시길 바라고, 잠시 시간을 들여 전시를 둘러보며 뭔가 다른 특별한 점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 관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저의 개인전에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티셔츠가 마음에 들었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작가가 전하는 작품 소개]

​ⓒTRAVIS FISH all rights reserved

1) PICASSO 3

​이것은 제가 온라인에서 찾은 피카소 그림이 새겨진 긴팔 티셔츠를 그린 '피카소 3'입니다. 이 옷이 특히 좋았던 점은 피카소의 이름이 크게 가로질러 쓰여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제가 현대 예술가를 위한 아트 티셔츠를 제작할 때, 그 예술가의 반응을 보는 것은 매우 재밌습니다. 하지만 피카소는 아시다시피 그럴 수 없습니다. 그래도 제 생각엔 피카소도 자신의 이름이 크게 새겨진 이 티셔츠를 보면 좋아할 거라 생각합니다. 이 작업에서 블랙 바탕 위에 블랙 티셔츠를 얹은 이유는 티셔츠 상단의 컬러 이미지가 좀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함입니다.

2) LOEWE ZIP

'로에베 집업'은 스테폰 딕스가 이 옷을 입은 걸 보고 곧바로 이것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작품의 규모는 보는 이에게 로에베의 모노그램 속에 빠져들어 후드티에 휩싸인 듯한 느낌을 줍니다.

3) BASQUIAT

이것은 '바스키아 버튼업 셔츠'입니다. 바스키아는 저에게 그야말로 최고의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이번 전시에서 이 작품은 저에게 매우 중요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바스키아 티셔츠에 대한 작업을 하길 원했습니다. 저는 이미 여러 개의 바스키아 티셔츠, 메리 분이라고 써진 바스키아 언더웨어 등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바스키아는 제가 티셔츠에 그림을 그리는 것을 비롯해 이 모든 것이 이 세상에서 어떻게 적용하는지 등 제가 하는 모든 것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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